“그런 여자가 무슨 변수가 되겠어요. 능력이 없으니 남자 물어서 인생 고치겠다는 여잔데.”
비센테 에스테베스의 인생은 완벽하게 스케치 된 그림과도 같았다. 그대로 채색만 하면, 분명 더할 나위 없는 명작으로 완성될.
17년. 비천한 사생아가 옛 황궁의 새 주인이 되기까지는 그토록 긴 시간이 필요했다. 바라고 욕심냈던 그 갈망의 역사 끝에 비로소 순항이었다.
“그래서, 시에나 리에타. 당신이 원하는 게 뭔데.”
그의 항로가 그녀를 향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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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그쪽을 예뻐해 주던 남자를 배신하겠다는 걸 보면, 보통 이유는 아니지 싶은데. 무슨 사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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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슬리는 위화감으로, 욕망으로, 감정으로.
결국엔 미련을 닮은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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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가상하긴 한데, 어쩌지. 동생의 여자를 물려받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물려받다니요. 곧 에스테베스의 주인이 되실 분께 그런 단어가 가당키나 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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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트릴 수 없을 것처럼 냉정한 여자. 무슨 짓을 해도 절대 내게 마음 주지 않을 그 여자, 빌어먹을 시에나 리에타.
“세뇨르. 정말 마티아노 님의 후계 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만족하시나요?”
너를 만나기 전까지 내 인생은 근사한 걸작이었다.
“궁금하지 않으세요? 여자까지 뺏으면 어떤 기분일지.”
너는 그 완벽한 그림 위의 얼룩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