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는 게 너무 많거든, 화이트. 그러니까 죽어줘야겠어.”
모든 걸 바쳤던 남편에게 배신당한 화이트.
아내의 마법을 이용해 왕위에 오른 남편 펠릭스는
임신한 정부와 결혼하기 위해 화이트가 마녀인 것을 폭로하고 그녀를 화형대에 올렸다.
화이트 삶의 이유이자 빛이었던 딸 메이벨마저 무참히 죽여버렸다.
화형대 불길에 완전히 삼켜지기 직전, 화이트는 남은 모든 것을 걸어 악마를 소환한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악마와 계약해서라도 모든 걸 되돌리겠어.
이번엔 내 딸 대신 네가 죽어야 할 거야. 펠릭스.
나의 인생을 짓밟았던 시어머니, 시동생, 그리고 이 저주받을 나라의 돌멩이 하나까지.
배은망덕한 당신들 모두 지옥으로 떨어트려 줄게.
***
그리고-
“저는 이미 신을 버렸습니다.”
한때 화이트의 손으로 숨통을 끊었던 펠릭스의 형,
허수아비 왕세자 레이븐 델 시네스트로가 화이트에게 접근한다.
***
“알아야 할 건 압니다.”
레이븐은 그녀의 새카만 눈을 바라보았다.
“강한 힘, 미래 왕이 될 수 있는 혈통. 제 이용가치는 저도 압니다. 그대에게 살아남는 것 이상의 목표가 있는 것도, 그 과정에 제가 필요한 것도 압니다.”
“…….”
남자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화이트는 약간의 어지럼증까지 느꼈다.
“화이트. 다 알고도 말하는 겁니다. 상관없다고. 그대니까 한 번 다 걸고 믿어보겠다고.”
그녀는 목을 내놓으라면 내놓을 것 같은 남자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설마, 이거 고백 아니죠?”
“고백은 아까 한 게 고백이었습니다.”
“…제가 듣기에 그건 독백이었는데요.”
화이트는 결심한다.
누군가 왕이 되어야 한다면, 저주받을 남편 대신 그의 형 레이븐을 왕위에 올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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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일러스트_게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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