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킬 악용자 ‘신비(풀 네임: 신비주의)’를 감지하였습니다.】
스킬 하나 잘못 썼다가 게임 속에 갇히고, 안티 치트 프로그램에게 쫒기며 살아온 지 어언 일 년째.
“각인이 아니고 낙인 스킬이었다니까? 악, 저리 가!”
뒤숭숭한 꿈자리와 함께 나타난 남자에게 코를 꿰였다.
그는 다름 아닌 유저들의 스킬 악용으로 삭제된 늑대 몬스터, ‘바르그’의 수장. 플레이어를 ‘파멸자’라고 칭하며 증오하는 종족이다.
“정체를 숨겨 줄 테니, 내 반려 행세를 해라.”
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수락했거늘. 매일 치대기만 하질 않나, 한마디 말도 없이 던전에 밀어 넣지를 않나, 하루하루 내가 죽기만을 바라는 것 같다.
“난 네 반려잖아. 만약 각성자인 거 들키더라도, …죽게 두진 않을 거지?”
“계약에 그런 조건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럴 줄 알았다. 이 나쁜 자식.
좋아, 그렇다면 내가 먼저 널 버리겠어.
기회를 틈타 남자를 떠났다. 어차피 신경 쓰지도 않을 거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왜 따라왔어? 내가 필요 없다고 했잖아.”
“반려가 필요 없는 바르그가 세상에 어디 있지? 이리 와, 비.”
갑자기 눈을 시퍼렇게 뜨고 쫒아와서는, 날 절대로 보내주지 않겠단다.
…너, 나 증오하고 죽이려던 거 아니었어?
일러스트: 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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