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오하던 남자가, 나를 지키고 죽었다.“……너 따위가 복수에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나? 돈 많은 늙은이한테 시집이나 가는 게 나을 거다.”하룻밤 사이에 몰살당한 드래곤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 시아 에르모디언.그녀를 거둔 것은 리벤델 왕국의 젊은 소공작 길리어드 라이글러스였다.안전한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희망도 잠시, 길리어드는 시아를 철저히 무시한다.상처 받던 나날도 몇 년이 지나니 이제 마음 한 가득 독기만 남았다.심장을 찌르는 폭언을 들은 밤, 시아는 따귀를 날리고 그에게 작별을 고한다.* * *그리고 수년 후.어째서인지 길리어드는 시아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데.“네가…… 내 삶에 들어온 순간부터, 나는……단 한 순간도…… 편히 잘 수 없었어.”의미를 알 수 없는 대답과 함께 찾아온 죽음.그리고 시간은 갑자기 5년 전, 기사 사관학교 3학년의 봄으로 거슬러 올라온다.“말씀드렸을 텐데요. 교관님께서 아무리 절 방해해도 전 반드시 황제를 죽이고 말 거라고.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에야 말로 일족의 복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길리어드를 이용하겠다고 다짐하는 시아였으나.“아시다시피 제가 지금까지 수업에서 배운 건 남자의 스텝입니다. 여자 스텝은 몸에 익지 않아서 교관님과 같이 춤을 추는 건…….”“그럼 내가 여자 스탭을 밟으면 되겠군.”“네?”“남자 후보생들을 지도할 때는 교관이 여자 스텝을 밟으니까. 그러니 너는 배운대로 하면 된다.”“이건…… 저한테…… 춤 신청을 하는 건가요?”“빨리도 깨달았군.”미워서 미칠 것 같았던 남자의 태도가,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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