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텐시아는 위대한 황제인 어머니를 사랑했다.
그래서 그녀는 평생 미소도, 눈물도 모르고 오직 황족다운 품위만을 지키며 살았다.
위대한 황제의 아이라는 드높은 자부심은 그녀의 전부였다.
그러나-
“카라얀 영주, 비센테 칼리가 오르텐시아의 남편이 될 것이다."
황제는 갑작스럽고도 절망적인 혼인을 보상이라며 명령했다.
“폐하. 카라얀 영주는 황녀의 배우자로 삼기에는 신분이 너무 비천합니다.”
“가서 비센테랑 잘해 봐. 야만족이라 머리가 텅 비어서 그렇지, 몸도 좋고 얼굴도 반반하다더라?”
오빠가 말리는 척해도 소용없었고, 언니는 황성을 떠나는 티아를 조롱했다.
“송구하오나, 저희 성주님은 지난주에 시찰을 나가셔서 부재중이십니다.”
심지어는 그녀의 남편이 될 이마저도 오르텐시아를 반기지 않는 듯했지만-
“날 가르치겠다고?”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우연히 마주친 비센테는 야성적으로 아름다웠고,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며 미소 지었다.
“난 말 안 듣는 학생으로 유명한데.”
“아무리 말 안 듣기로 유명한 사람이라도 내 말을 안 듣는 이는 못 봤어요.”
그녀가 턱을 치켜들고 고고하게 대답하자, 비센테의 눈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궁금하네. 그대가 날 어떻게 혼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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