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숨길 수 있을 줄 알았다.
이 결혼에 사랑 따윈 없었으니까.
“굳이 피차 성가신 일 만들지 말고, 기본적인 의무에나 충실해요, 우리.”
“기본적인 의무. 그렇지. 맞아.”
“…….”
“이딴 체면치레도 할 거나 제대로 하고 해야지. 안 그래?”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 기업의 유력한 후계자, 문도혁과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 채경의 정략결혼.
겉으론 사랑하는 척, 희대의 연애 결혼인 척 했지만 누가 봐도 이득만을 취한 뻔하고 진부한 결혼이었다.
“정말 팬이었는데,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현수호입니다.”
채경의 전 애인 현수호가 돌아오기 전까진,
“어째 갈수록 상판이 더 훤해져? 좋겠다. 덕분에 계속 대우란 대우 다 받고, TV에도 나오고, 평생 떵떵대며 살겠어 아주.”
“동생한테 사고 혐의 덮어씌웠다던 소문이 괜히 났겠어. 보면 보통내기가 아냐. 정상이면 진작 사직하고 은둔했지.”
채경의 동생이 당한 사고가 들쑤셔지기 전까진,
그 계약은 문제없이 이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채경에게 손을 내민 건, 제겐 마음 따윈 없을 줄 알았던 남편 문도혁 하나였다.
“언제부터예요?”
“…….”
“대체, 언제부터 저를 감시했던 거예요.”
“물어보면? 넌 순순히 대답했을 거고?”
사랑 따윈 없다고 믿었던 결혼.
하지만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 깊이 엉켜드는 관계에 채경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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