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형이란 놈과 붙어먹던 재미가 꽤 쏠쏠했나 봐?”
처음엔 오롯한 시선으로 짓누르는 강렬한 눈빛에 서린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했다.
“끝까지, 내 비서가 될 생각은 없다?”
오만함을 무장한 얼굴에서 묻어나는 이를테면, ‘광기’가 향한 곳은 저일까. 아니면 태무혁. 본인일까.
“뭐라고 말 좀 해 보세요. 강연희 비서님.”
어째선지, 귓가에 깊숙하게 박혀오는 거친 호흡을 품은 특유의 음성에서 절절함이 느껴졌다.
“앞으로 더 유치해 질 생각이란 것도 같이 알아 둬.”
아무래도 미친 것 같은 집념으로 저를 옭아매려는 이 남자를 과연 뿌리쳐 낼 수는 있을까.
“내가 너, 밤마다 울릴 거라고.”
“…….”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그날처럼, 벗어날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하게끔 울려줄게.”
결국, 어렴풋이 닿은 그의 숨결에 은밀한 그곳마저 기억을 되짚기 시작한 듯, 저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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