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그냥 잊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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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잊어 달라던 소꿉친구가 5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헬리안의 새 영웅]
그것도 유명 인사가 되어서.
근사한 얼굴에 다부진 몸, 심지어 백작위까지.
“너네 봤니? 클레어 아가씨랑 단테 경이 나란히 걷는 모습!”
“완벽한 한 쌍이었어!”
내가 우러러보던 아가씨마저도 단테에게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렇게 소꿉친구는 나와 동떨어진 사람이 되었다.
*
“왜 자꾸 피해?”
단테가 집요하게 따라오며 물었다.
평소 무뚝뚝한 어투에는 왜인지 모를 다급함이 묻어 있다.
“안 피했… 어요.”
“거짓말. 내 눈, 못 보잖아.”
뒷걸음질 치던 나는 등과 부딪친 차가운 벽에 움찔했다.
도망칠 곳이 사라졌다.
“그리고 왜 존댓말이야?”
“그, 그게… 이제 신분도 다르고, 작위도 얻으셨고….”
그 순간, 단테가 내 뺨을 감싸 쥐어 시선을 꽉 붙잡았다.
“그래서 뭐가 달라져? 너와 내 사이도?”
화가 난 그의 푸른색 눈동자가 보였다.
표지 일러스트: 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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