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사내 익명 게시판이었다.<우리 회사 구내식당은 구림><딱히 맛없지는 않은데 먹기 싫음.>매일 게시판을 점령하는 원성 속에서….<난 맛있는데.>깜깜한 밤하늘의 북극성 같은 게시물이 뜬 것이다.이 단순명료한 글엔, ‘입맛이 똥이냐’, ‘미각 상실이 분명합니다.’ 등등의 댓글이 달렸는데, 그 개수가 자그마치 586개였다.맹비난 속에서도 게시자는 다시 한번 댓글을 달았다.<정말 맛있어요.>무려 586명의 인간이 던지는 돌에도 게시자는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연주는 묘하게 설렜다.유일하게 제 편이 되어 준 사람.자신이 구성하고, 애써서 선보인 음식을 맛있게 먹어 준 사람.그가 궁금했다.그를 만나고 싶었다.만일 진짜 그를 만나게 된다면… 물을 거다.“당신은 맛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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