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일까 개수작일까.
“그쪽 오빠.”
보육원 출신인 해윤의 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는 자신을 그녀의 친오빠라고 소개한다.
서류 한 장이 증거의 전부였지만, 타버린 진실 앞에 해윤의 의심도 점점 흐릿해진다.
그렇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오빠는 해윤이 믿었던 세상을 뒤흔든다.
“몸소 체험해 봐요. 가족이 생기면 어떤지.”
차가운 손으로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결혼 준비, 난 굉장히 마음에 안 들거든.”
오빠라는 명목으로 동생의 결혼 준비에 끼어들어 참견과 훼방을 일삼기까지.
결국 윤해윤은 강의제의 손을 잡고 그의 세상으로 향한다.
삐끗하는 순간, 두 사람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하지 못한 채.
*
마침내 아무도 마주치지 않고 의제의 방으로 들어왔을 때, 해윤은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엄마가 곧 일어나실 거예요. 저녁에 이야기해요.”
윤해윤은 강의제를 욕망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당신의 곁에서 이렇게 있고 싶어서, 그래서 마음을 내내 억눌렀다.
그런데 왜…… 당신이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건데.
“넌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데.”
왜 나와 같은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는 건데.
“그날도 네가 강제은이 아닌 거 알고 있었어?”
답을 종용하듯, 남자의 손가락이 붉은 아랫입술을 지분거렸다.
살며시 열린 입술 사이로 감춰 두었던 욕망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