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나랑 자고 싶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했어요?”
고이 품어 주다가 날려 보내려던 작은 새 한 마리가 길을 잃었다.
“그럴 거면 키스는 왜 했어요?”
아니. 어쩌면 내가 길을 잃었는지도 모르겠다.
“안세정. 그게 할 소리야? 감당할 수 있는 말만 해.”
“이런 말을 남편한테 하지 누구한테 해요.”
“서류상으로만 묶인 부부 관계. 잊었나 봐?”
“그러니까 그게 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자고요.”
미련 없이 훨훨 날려 보낼 수 있으리라고 믿었는데, 착각이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나랑 침대 위에서 구른다고 치자. 결과가 아니면,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건데?”
“오빠는 평생 나 잊고 살아도 돼요. 꼭 같은 기억을 품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작은 날갯짓이 만들어 낸 유약한 바람이 산란하게 마음을 휘젓기 시작했다.
“한번 시작하면 울면서 사정해도 안 멈춰. 밤낮 안 가릴 거고 장소도 전혀 상관 안 해.”
어차피 휘말릴 거라면 후회조차 남기지 않기로 했다.
“지금 당장 확인해 보겠다고. 입 먼저 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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