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사회생활 하다 보면 어린 여자한테 한눈팔 수 있어.”
“……어머님!”
“참아라. 그래도 넌 좋은 집안에 시집와서 고생도 모르고 살지 않니.”
암에 걸린 시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지만,
그 끝에 있는 건 믿었던 남편의 바람이었다.
“괜찮습니다. 울고 싶으면 울어요.”
왜인지 헌신적으로 자신을 돕는 남자와 함께 남편에게 복수한 예은.
그러나 복수의 끝은 공허했다.
그 와중에 쏟아진 시어머니의 저주.
절망에 빠진 예은은 바다에 몸을 던졌지만,
눈을 뜨니 먹빛 눈동자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살고 싶게 만들어 주겠습니다.”
***
“말해요. 기분이 어떤지.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
이렇게 크고 거친 남자는 처음이었다.
한 마리 짐승처럼 예은을 점령한 그는
그녀의 구석구석을 보고 만지고 맛봐야 직성이 풀리는 듯했다.
“몸은 이렇게 좋아하는데, 마음은 아직이에요?”
“하아......”
“대답해요. 당신도 나를 원한다고.”
남자의 욕망으로 들끓는 눈동자가 예은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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