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 한 주의 시작, 갑자기 찾아올 해일을 조심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부로 개발 1팀 팀장을 맡게 된 한해일입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월요일 아침,
백엔드 개발자 3년 차인 단비는 새로 부임한 팀장의 낯익은 얼굴에 경악하고 만다.
“안녕, 오랜만이다?”
단정하게 넘긴 머리칼, 굳게 다문 입술, 그리고 무심한 듯 회의실을 훑어보는 시선.
실리콘 밸리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자 단비의 해묵은 첫사랑이
오늘의 운세대로 그녀의 인생에 해일처럼 들이닥친 것이다.
“단비 씨. 지금 만나는 사람 있습니까?”
지금까지 단비의 인생 모토는 단순했다.
우물 밖 세계는 욕심내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는 것.
그랬기에 분수에 맞지 않는 짝사랑도 단념할 수 있었는데,
“이해가 안 되네. 내가 아는 이단비는 날 좋아하는데.”
소박한 인생을 추구하는 단비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이 거대한 해일은
그녀의 세계를 송두리째 뒤흔들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 * *
“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
“저, 저 아직 제 노후는커녕 부모님 노후 준비도 못 했고요. 집에 빚도 있고, 거기다 요즘은 이직 시장도 너무 힘들고, 당장 다음 달 카드값도…….”
주절주절, 그녀는 자신의 딱한 사정을 늘어놓더니 눈썹을 한껏 늘어뜨린 채 해일을 올려다보았다. 그러곤 마치 목숨을 구걸하듯 두 손을 모으며 말을 이었다.
“이단비가 팀장님한테 가당키나 한가요? 어우, 아니죠! 절대 아니죠! 팀장님은 더 좋은 여자분 만나셔야죠!”
단비는 마치 폭탄이라도 떠넘기듯 말을 쏟아 내고는, 살려 달라고 배를 뒤집은 짐승처럼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고백이 예기치 못한 불행과 재앙이라도 된다는 듯이.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