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좋은 거지> 처음엔 질펀한 희극이나 써보자 놀린 글이었습니다. 쓰다 보니 어느 결에 이것 뮤지컬처럼, 마당극처럼 신명나도 좋겠구나 그렇게 이어갔습니다. 엎어지면 웃고, 어쩔 줄 몰라 하면 무릎을 치고 울며 매달리면 그것참 고소하다, 역사 팩션 밑그림에 로맨스 추리물에 희극이 더해지게요.
하지만 또 다 써놓고 보니, 처음 뜻은 간데없고 로맨스는 묻히고 추리극은 제 숨도 턱도 차 헉헉대네요. 꽉 짜인 이음새는 보이지 않고 구멍만 숭숭합니다.
그래도 좋으면 다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옷고름에 만드는 건 올도 있지만 엮여 들어가는 공간도 있어야 너울너울 춤사위 따라 춤을 추지요.
-본문 중에서-
붉은 비단으로 아래를 꾸민 금침이 어지럽게 있었고 머리맡에는 작은 떡 접시와 물이 있었으나 물 잔은 엎질러져 방 안에 널브러져 있었고 등잔걸이도 엎어졌으나 불이 금방 꺼진 모양으로 불로 번지지는 않은 듯하더라는 말을 전하였다. 한쪽에는 비자나무로 된 바둑판이 있었고 그 모서리에 핏자국이 있어 보았더니 뒤통수에 난 상처와 일치하였는데 그 상처가 그렇게 크지 않았으며 피가 거의 나지 않고 머리카락에 숨어서 찾는 데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과연 그 말대로 상처가 크지 않았다. 시체는 괴이하게 오른쪽으로 비틀고 목을 감싸 쥐고 한 팔은 배를 감싸 쥐고 눈을 부릅뜬 채 동쪽으로 난 들창 아래 문갑을 노려보고 있었다. 한쪽 발의 버섯은 벗겨졌고 한쪽 발은 신은 채였으며 저고리 고름은 뜯어져 배를 감싸 쥔 손에 쥐어져 있었다. 옷고름을 만져 보던 순무어사 어른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그 옷고름을 만져 보고 속저고리의 감을 손으로 만져 보았다. 그리고는 곧 침모를 불러들이라고 명을 내리고 시반이 아래로 몰리고 강직이 풀려가는 시체의 여기저기를 살펴보기를 계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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