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이어 토끼 수인 코넬은 수도의 아카데미를 나왔으나 이력서를 돌리는 족족 번번이 평민이라는 신분에 발목이 잡힌다.
그러다 우연찮은 기회로 로페닉스 공작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도련님의 성질이 못되고 난폭하여 평민이라도 좋으니 인내심 많은 가정교사를 구한다나…?
그런데 소문이 거짓이었던 걸까.
“저는 리카온 로페닉스예요.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내일 점심 먹고 같이 산책해요.”
“있죠, 선생님. 제국의 역사 중에서 이 부분을 모르겠어요. 다시 한번만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각오를 잔뜩 하고 들어간 공작저에서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영민하고 똘똘한 늑대 수인 도련님, 리카온을 만나게 된다.
넓고 안전한 공작저, 풍요로운 생활과 친절한 사람들. 무엇보다 아주 넉넉한 봉급.
코넬은 이 만족스러운 일을 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인간화 한 번만 풀어 주면 안 돼요?”
“궁금해서요. 주변에 토끼 수인이 없거든요. 소동물도 없고. 안 되나?”
“하. 진짜 귀엽네….”
봉급을 받은 횟수만큼 공작저에서 지낸 시간이 쌓이게 되자 어느새 도련님의 성장기가 성큼 다가온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늑대 도련님의 관심이 자꾸만 이상한 곳으로 흐르기 시작하는데….
***
“안녕하세요.”
숨도 차지 않는지 또박또박한 음성이었다.
추위에 발개진 뺨은 봉긋 솟아 어린 티를 잔뜩 내고 있었고 오밀조밀한 입술은 도톰하게 부풀어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새로운 선생님이세요?”
예쁜 미성이었다. 발음과 억양, 문법 또한 완벽했다.
코넬의 허리께나 올 것 같은 키 때문에 고개를 크게 젖히고 올려다보는 동글한 눈매가 순하기 짝이 없었다.
귀엽고 어여뻐 홀린 듯 머리를 쓰다듬을 것만 같은 얼굴은 몇 번을 보아도 천사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런 애가 반년 동안 서른 명을 내보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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