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세울 시간에 지나가는 사람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늘어져. 혹시 알아? 잡혀 줄지?”
새어머니의 천대.
아픈 할머니의 병원비.
벼랑 끝에 선 민희는 아버지의 강요로 나간 맞선 장소에서 그 남자, 한도진을 만난다.
한주의 후계자.
깡패 기업을 10대 기업 안에 들게 한 남자.
“주민희, 나랑 결혼해.”
그런 그와 3년짜리 계약 결혼을 하게 된 건,
철저히 서로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하룻밤의 실수로 선을 넘은 어느 날.
“화를 내야지. 짐승 같은 새끼야, 곁에 오지도 마, 그렇게 말해야지.”
“전…… 그런 말 못 해요.”
“왜.”
“좋았…… 으니까요. 막 두근거리고 흥분되고 그랬어요.”
민희는 다시 선 밖으로 나가기보단, 선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기를 택했다.
“무서워서 눈도 못 마주치면서 잘난 척은.”
“무, 무서운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이를테면.”
“롤러코스터 같은 것도 무섭잖아요. 해외에 처음 나가도 무섭고. 무섭다고…… 나쁘고 싫은 건 아니에요.”
롤러코스터. 해외여행.
도진은 허울 좋은 그 말에 홀랑 넘어가고 싶었다.
죄책감이고 양심이고, 다 던져 버리고 싶을 정도로.
주민희를 한입에 삼켜 버리고 싶을 정도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네. 진심으로요."
“그래. 그럼…….”
탁. 도진의 서류 가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타 보자. 그 망할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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