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이 피를 물들이고, 무공이 무덤을 깨운다.”
무공이 감염된다.
경맥을 타고 번진 검은 기운이, 내공을 타고 피를 썩게 만든다.
한때 무림이라 불리던 세계는 이제, 감염된 무인들의 지옥이 되었다.
그들은 죽어도 걷는다.
검을 쥐고, 장풍을 뿜고, 경공으로 벽을 타며…
그저, 말을 잃었을 뿐이다.
남천야.
그는 감염자다.
검을 쓰면 살 수 있다.
하지만 내공을 쓸수록, 자신의 경맥도 썩어간다.
“도대체 언제부터 무공이 병이 되었단 말인가.”
검을 휘두르면 감염이 퍼지고,
숨을 고르면 병이 스며들며,
무공은 생존이자 저주가 된다.
기억을 잃지 않은 자들은 말했다.
‘정화의 검’이 존재한다고.
단 한 자루, 내공을 태우지 않는 검.
오직 그것만이 이 저주의 무림을 끝낼 수 있다고.
그리고—
그 검은,
그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가슴에 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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