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사랑스러운 여자였다.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었다.단언컨대 무채색 강치경의 인생에 딱 1년.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그런 아내가.어느 날.사라졌다.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감쪽같이."도망친 거죠. 우린 그걸 결별이라고 부르고요."큼지막한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여자가 연필로 상담록을 끼적이며 대답했다."그래서요?""네?""그 여자는 여전히 내 아내고, 이혼하지 않았으니 우린 아직 부부인 거지."치경은 제 아내와 똑같은 얼굴을 가진 여자를 보며 웃었다."목걸이를 들고 튄 아내나 아내가 들고 튄 목걸이. 둘 중 하나는 찾아와요."절대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거절해서도 안 되고."착수금으로 10억. 성공하면 50억 더.""......""보고는 이틀에 한 번, 반사희 씨가 직접하는 걸로."거기까지 말하고는 테이블 위에 제 명함을 내려놓은 그가 상담실을 빠져나왔다.그의 등 뒤로 여자, 지금은 ‘반사희’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아내의 시선이 검질기게 달라붙었다.은미수 작가의 <어느 날, 아내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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