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모쏠 아닌 모쏠로 살아온 도영에겐 단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바로 남자와 X스해 보는 것.
“제발, 제 흉터도 괜찮다고 말하는 남자 좀 주세요. 저도 해 보고 싶어요… 상상으로 그리는 거 말고, 경험으로 그리고 싶어요! 제발 좀……!”
어릴 적 겪은 화재로 몸에 큰 흉터가 있는 그녀에겐 퍽 간절한 소원이었다.
소원이 이뤄졌을까?
그날부터 '핑크'가 꿈에 나오기 시작한다.
그것도 대학 시절 첫사랑, 제하 선배의 얼굴을 하고.
***
190cm에 가까운 키부터 얼굴, 집안, 재력까지 완벽에 가까운 남자 서제하.
유일한 흠이라면 동정이라는 것.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연인이 있으니까.
연인이 있는 여자를 좋아하니까.
그는 언젠가 도영이 자신의 연인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자신이 도영의 운명이라는 것도 확신하고 있었다. 운명이 아니라면 운명으로 만들면 되는 일이었다.
“어떤 새끼든 내가 더 잘생겼을 테니까.”
…제하는 자신이 있었다.
“도영이 너 일본 간 사이에 청첩장 모임도 했다, 네 청첩장 내가 받아왔어. 갈 거지?”
“안 가, 너나 두 번 가.”
하지만 도영의 결혼 소식을 들은 어느 날, 무작정 떠난 곳에서 제하는 소원을 이뤄주는 분수에 동전을 던진다.
재혼도 좋다.
재혼도 어려우면 그냥 도영의 마지막 남자도 좋다…는 그딴 소원을.
분수가 소원을 들어준 걸까? 그날 밤부터 제하는 꿈속에서 도영을 보기 시작한다.
그것도 홀딱 벗은 도영을.
남의 연인을 탐하지 말라곤 하지만…
“…꿈에서는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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