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H호텔로 여자 속옷 한 세트 사서 갖고 와요.
“누구신가요?”
- 한재현이라고, 한선우 본부장 나흘 차이 동생.
한선우의 비서 강시영은 어느 날 밤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 제 상사의 비밀을 알게 된다.
부회장의 사생아.
너무도 잘난 잡종.
제가 모시는 상사 한선우는 회장이 묻은 치부였다.
그 상스러운 관계를 들어 버린 죄로 시영은 밤마다 한재현에게 개처럼 부려졌다.
그리고 결국, 한선우에게 들키고 말았다.
주인 있는 개가 다른 사람을 따랐으니 벌을 받아 마땅했다.
그러니 빌고 구제받아야 했다.
그런데, 한선우의 반응이 이상하다.
“두 번 다시, 부른다고 가지 마세요.”
이건 경고일까.
그도 아니면 염려일까.
세상 모든 것에 무심한 남자의 말에 가슴이 둔중하게 울렸다.
* * *
“강시영 대리.”
“예?”
“강시영 대리는, 내 비서 맞잖아.”
두서없는 이야기라는 걸 안다.
이 자리에서 할 만한 소리가 아니라는 것도.
그걸 다 아는데도 선우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내 건데, 왜 한재현을 신경 쓰는 걸까?”
강시영은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은 한선우에게 주어진 단 하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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