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그 아이는 골을 잘 넣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될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런던에서 ‘그날 밤’을 함께 보내게 될 줄도 예측하지 못했고.
남자는 반쯤 뜬 눈으로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내가 어떻게 득점의 쾌감을 맛보는지 알아?”
남자가 여자의 몸에 바짝 붙어 왔다.
“골키퍼가 방심할 때를 노리지.”
남자는 이죽거리듯 여자의 귀에 대고 속살거렸다.
“오늘 밤에도 득점하고 싶은데, 도와줄 생각 있나?”
남자는 전후반 90분을 풀타임으로 뛰고도 지친 기색 없이 오늘 밤의 골대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여자에게 그날 밤은, 실수였다.
***
6년 동안 그의 문자를 삭제해 가며 그날 밤도 삭제하려 몸부림쳤는데.
“……아들이 있다고?”
남자의 옅은 갈색 눈동자가 조명과 부딪쳐 빛을 발했다.
“나는 이미 6년 전에 확실히 말했어. 그날 밤을 잊어달라고.”
“재미는 나랑 실컷 보고, 아이는 진짜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갖고?”
“그날 밤은 실수라고 했잖아. 취기 때문에.”
“너는 실수라고 하니 뭐 그렇다 치고, 나는 실수였을까.”
그의 입가에 걸린 나른한 미소를 본 그녀는 숨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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