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선생인 누나가 죽기 전까지 붙들고 있던 제자가 있었다.결국 그 아이를 돕다가 사고를 당해 세상을 뜨기까지 했으니, 그 여학생은 우준에게 조금도 달가울 리 없는 아이였다.‘아직 애고 보호자도 없으니까, 당분간 데리고 있어 주세요.’보호자 없이 위기에 내몰린 정시연을.누나가 목숨 바쳐 구한 정시연을.그때 그냥 내버려둬야 했는데.7년 후 성인이 되어 마주한 그녀는지우 패션 상무인 우준의 비서로 마주한다.“제가…… 아직 애처럼 보이세요?”우준은 어이없다는 듯 숨을 흘리며 시연을 다시 보았다.“오늘 진짜 까부네. 정시연.”빙글빙글 돌던 시야가 이제는 시연의 가슴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자신은 평소와 같지 않았다. 술 탓을 해야 할지, 자꾸만 애 취급을 하는 것에 오기가 난 것인지, 시연은 움직여 그와 몸이 닿을 정도의 거리로 다가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저 애 아니고, 스물여섯인. 헉!”우준은 도발하던 시연을 끌어 침대에 눕히고 그 위에 올랐다. 빠르게 벌어진 일에 시연이 당황하며 쳐다보니, 우준이 타이를 끌어내리며 말했다.“그럼 내가 남자고 네가 여자라는 거, 언제고 무슨 일이 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아야지. 스물여섯이나 먹었으면.”당장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바뀐 공기 속에 시연이 긴장한 눈으로 우준을 바라보았다.“……알아요.”“알고 덤비는 거라고, 지금.”“네.”지독하게 예쁜 눈으로 바라보며 하는 말에 우준은 정말로 돌아버리겠다고 생각했다. 겁만 주고 내려가려 했는데 구석구석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지난밤 꿈과 지금 시연이 겹쳐 보이며 본인도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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