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레드문의 보스 류태신의 앞에, 남동생을 살리기 위해 수혈을 해달라며 조그만 여자가 찾아온다. “수혈만 해주세요, 그럼, 아저씨가 시키는 거, 원하는 거 뭐든 다 해줄게요.”“후회할 약속은 하지 마.”그렇지 않아도 심심하던 류태신에게 제 발로 찾아온 하은솜. 동정심인지 아니면 호기심인지 모를 이상한 흥미가 발동하는데…. 저 순진하게 생긴 애의 첫 남자가 되고 싶진 않았다. 그랬다가는 두고두고 그를 원망할 것 같아서,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바라보는 모습이,꼭 밀림에서 포식자에게 당하기만 하는 톰슨가젤이 떠올랐다.“내가 그동안 많이 참았거든.”“…….”“너무 순수해서 나 같은 놈이 널 가져도 되는지 말이야.”그동안 온갖 양심 없는 짓은 다 하고 살아온 주제에 죄책감이라니….그녀가 호수처럼 잔잔한 물이라면 그는 활활 타오르는 불이었다.그 어떤 접점도 맞는 것도 없었다.그런데도 하은솜의 잔상이 문득문득 떠올라 그를 잠식한다. “엄청 죄책감이 들어서 그러는데…, 네가 원하면 들어주려고. 원해?”“원해요.”그 어떤 여자에게도 손톱만큼의 여지도 주지 않던 그가 생애 처음으로 흔들린다,채 한줌도 되지 않는 여자에게.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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