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래에, 당신은 적국의 귀족이 된 채로 죽었다.
*
카시안은 떨리는 숨을 삼켰다.
미처 삼키지 못할 정도로 오른 고통을 가지고도 제 사람들 챙기기를 우선하는 이가 그라스 공작이다. 그라스만큼은 끝까지 가슴에 지던 사람이, 돌체 그라스 공작이다.
시간을 돌아와 이런 모습을 다시 보니 더욱 숨 막혔다.
이런 당신이 이 나라를 배신하고 적국에 망명했을 리가 없다.
당신이 그리 홀로 죽었을 리가 없어…….
*
그리하여 아직 돌체가 코세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시간으로 돌아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를 잡아 누른 것은 고통 어린 환희였다.
되돌아올 수 있던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 기적의 이유는 상관이 없어. 그의 눈앞에 그에게 유일한 사람이 아른거렸다. 카시안은 무너져, 17살 소년의 몸으로 소리 없이 울었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고, 끝까지 사랑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이 다시 그 길을 가도록 두지 않겠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