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끓자 오래된 전기 포트가 치이익, 하며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았다.“여기 왜 왔어?”“…잊었나 본데 여기 우리 집이야. 그냥 쉬러 온 거야.”“질문이 틀렸네. 그럼 다시 물을게.”“…….”“왜 혼자 온 건데.”“…….”“그 남자는 어쩌고 혼자 내려온 거냐고.”혜원이 다른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서럽게 울고 있던 그날, 태강은 또다시 교차점에서 그녀와 마주쳤음을 깨달았다.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이상하게도 그는 늘 혜원과 그렇게 엇갈리기만 했었으니까.그리고 지금….“…파혼했어.”여전히 등을 돌린 채 담담한 목소리로 파혼 소식을 전하는 혜원을 보며 태강은 어쩌면 그들 사이에서 운명의 수레바퀴가 아직도 돌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시간이 지나도 들려오지 않는 혜원의 결혼 소식에 궁금했었다.동시에 계속 들려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이번에도 잠시 마주쳤다 지나가는 교차점일까.아니면… 또 다른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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