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두 형제를 오가는 건 너무 배덕한가?”
망나니라는 오욕을 뒤집어쓴 남자, 강태문.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차가운 피를 가진 사람이었다.
이복형의 잠자리 비서라는 임하율을 만나기 전까지는.
“하나만 확인합시다. 강유일과 잤어요?”
동생을 살리기 위해 하율은 태문을 배신할 것이다.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 준 남자를 버리고 썩은 동아줄을 쥐었다.
처절하게 파멸할지라도 그만큼 간절했으니까.
“정신 차려, 임하율. 소진이를 살려야 하잖아.”
제게 다정하던 남자가 차가워지더라도.
그녀를 경멸하게 될지라도 감내할 작정이었다.
“헷갈리지 않으려면 지금 누구와 있는지 얼굴을 봐야죠.”
“헷갈릴 일…… 없어요.”
“그거 다행이네요. ……앞으로는. 아무거나 주워 먹어선 안 될 테니까.”
그러나 마음은 종이처럼 접히질 않아서
일말의 다정을 보여 주는 태문에게,
흐무러진 과실처럼 단내를 풍기는 하율에게,
서로의 마음이 뒤엉켜 흘렀다.
취한 듯 홀린 듯.
단단한 이성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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