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인마! 옷이 그게 뭐야?”수인은 시후를 게슴츠레한 눈으로 쳐다보더니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인마, 뭐 하는 거야?”“오늘 현시후! 깨부숴버릴거야!”술의 힘을 빌린 여자는 점점 대담해져 갔다. 그녀는 까치발을 올려 시후의 입술에 다급히 뽀뽀를 해버렸다. 키가 워낙 큰 남자이기에 입술을 오래 붙일 수 없는 게 흠이었지만 일단 최대한 발가락 끝에 힘을 줘가며 시후의 입술을 훔쳤다. “오늘 아니면 안 돼.”오랫동안 짝사랑해왔던 의대 선배 현시후. 정략결혼을 앞둔 이 남자를 오늘 밤이 지나면 정말 잊어야 한다. “김수인. 너. 너. 왜 이래?”시후는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었다. “이 자식이 오늘 왜 이래? 너, 남자 무서운 줄을 몰라?”하지만 수인은 멈출 수가 없었다. ‘선배는 내 첫 남자니까.’그녀는 당황해하는 시후의 바지 허리춤을 꽉 움켜잡았다. 이 남자와 처음이자 마지막 밤을 뜨겁게 보내기로 작정했다. 김수인의 12년 짝사랑의 종지부를 찍는 결전의 날이었다. 의과대학부터 지금 일반외과 전문의로 일하는 운주 명산 병원까지 12년이나 선후배로 붙어 다닌 외과의사 현시후와 김수인. 그들의 아찔한 사랑은 정말 이루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