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건 씨. 하나만 물을게요. 저랑 이혼하면 그분이랑 결혼하실 건가요?”
“아마도요.”
[이혼 합의서]
예감한 일이었음에도 그 글씨를 보자마자 손이 뗠려 왔다.
종이에도 온도가 있는지 유난히 차가웠다.
“두 번째 조건입니다. 구태건 씨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보고 싶어요.”
“…….”
“제 조건은 이게 전부예요.”
그리고 취향이라는 게 좀처럼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이런 순간에도 같은 남자한테 두 번이나 반하는 걸 보면…….
아마도 평생 간직하게 될 기억이 되겠지.
“취향이랄 게 없는 줄 알았는데 있더라고요, 나도.”
“네?”
“그거 입고 해 보죠. 최진희 씨가 말한 노력이라는 거.”
그런데 구태건이 이상하다.
절대 안 될 거라고 했던 아이를 갖는 일이 가능했다.
“최진희 씨는 많이 들어 봤겠네요?”
“…….”
“예쁘다는 말.”
“많이는 아니고요. 그냥 가끔요.”
사실대로 대답하는데 별안간 그가 코웃음이 터트렸다.
흐트러진 앞머리를 쓸어 올리고는 재킷 단추로 손을 올렸다.
“최진희 씨, 취향도 나였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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