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쫓기듯 돌아온 송화 마을.
하지만 어째 초반부터 영 낌새가 좋지 않다.
집 리모델링 공사는 덜 되어 당분간 마을회관에 살아야 된다고 하질 않나
대뜸 우강준이라는 남자의 나체를 목격하질 않나.
“강준이는 고자라 괜찮다 카니까!”
“네……?”
“발딱 못 선단다. 완전히 고자! 들어보니까 밝히지도 않는다 카더라. 아예 성욕 자체가 읎단다.”
그럼 저가 목격한, 하늘로 치솟은 육중한 그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 저 남자가 고자가 맞나……?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 고추 농사를 지으면서 고자인 건 너무 슬프잖아.
“경소원 씨는 나한테 관심 없다면서 왜 그렇게 계속 봅니까.”
“그건…… 그냥 우강준 씨가 너무 곤히 자서 본 것뿐인데요.”
“그렇다기에는 시선이 너무 특정한 곳에만 머무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때 그건 프링글스 통이었는데…….
“궁금합니까? 내가 고자라는 소문이 진짜인지.”
***
“누굽니까, 그 말 가르쳐 준 사람.”
마른침을 삼키며 초조하게 뒷말을 기다리는데, 강준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입술은 입술로 막아야 한다는 말.”
거침없이 잡아당기는 힘에 손목이 확 끌렸다. 균형을 잃은 몸이 앞으로 휘청였다.
집요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꾹 쥐고 있던 주먹이 힘을 잃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방금 전 짧은 입맞춤과는 밀어붙이는 것부터 달랐다. 하지만 멈추고 싶은 건 아니었다.
거친 손가락이 달아오른 귓불을 슬쩍슬쩍 매만지자 숨이 가빠졌다. 해소되지 않는 열기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몸을 들썩이기만 하던 소원은 결국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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