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마르다고 한 방울씩 떨어지는 독에 입술을 대는 계집이 또 있을까.”건륭국의 세자 이립.“건륭국으로 가야 하는 이가 왜 저입니까.”그런 그가 임금의 일곱 번째 후궁으로 택한 자호안국의 공주, 여로.“세자께서는 아주 고귀하여서 아비의 중매 노릇을 다 하시는군요.부부가 합방하는 잠자리까지 살펴 주시지 그러십니까?”지옥 같은 상황에 놓인 여로는 살아남기 위해부러 더 독기를 품은 채 이립에게 응수하고.“나쁘지 않군. 고려해 보지.”그녀의 건방진 태도에 줄곧 냉담하던 이립은어느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하는데.“왜? 임금의 후궁을 세자인 내가 탐했다는 소문이라도 돌까 봐?”“무, 무슨 그런 말을……!”“그게 걱정이면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해.”* * *“곤란한데.”어디선가 갑자기 낮고 거친 사내의 목소리가 울렸다.헉, 숨을 먹은 여로는 풀어 내리려던 매듭을 급하게 다시 여몄다.“아, 곤란한 건 이제 내가 아닌가?”부드럽게 웃는 이립의 목소리가 동굴 안에서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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