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 내내 누굴 고졸이라고 무시한 건지 보여주자고.”대학가기 딱 좋을 나이 스물일곱. 윤아는 반드시 졸업장을 따서 자신이 무시당할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깡촌 출신 고졸. 그건 윤아가 결혼 생활 내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이었다. 남편의 바람과 시댁의 무시를 참고 살기를 약 6년. 숨죽여 모으고 있던 외도 증거자료들로 협의 이혼을 마치고, 한윤아만의 인생이 시작되었다.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맞이한 개강 첫날, 윤아는 뜻밖의 선배가 자신의 멘토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36번. 맞죠?”“……영원 씨?”위자료로 차린 카페의 아르바이트생, 영원이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워낙 말이 없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영원은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왜 말씀 안 하셨어요?”“……네?”“연희대 경영학과 지원한다는 거요.”“아……. 그걸…… 말씀드렸어야…… 했던 건가요……?”그런데 어째 날이 갈수록 윤아를 보는 영원의 눈빛이 달라진다. 돌이켜보면 그는 언제나 그녀의 곁에 있었다.윤아가 그 변화를 인지할 즈음, 영원이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사장님. 박창민 대리랑 친해요?”“…….”“그 대리랑 있으면 즐거우세요?”어쩐지 묘하게 느껴지는 그의 물음에, 윤아는 어떤 답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느닷없이 서먹한 정적이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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