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넌 내가 제자랑 한 침대에서 뒹굴 놈으로 보여?”
“그래도 하고 싶어요. 선생님이랑.”
스무 살이 되자마자 사고로 부모님을 잃게 된 사은호.
주룡 그룹의 대를 이어 줄 사주를 타고난 그녀는
아빠의 유작을 되찾기 위해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바로 주룡 건설의 전무이자 첫사랑이었던 선생님, 주원우와.
“원하신다면 아이도 낳아 드릴게요. 그러니까…… 해 주세요, 결혼.”
조폭이란 소문도 상관없었다.
그가 자신을 함부로 대해도 괜찮았다.
아빠의 유작을 찾을 수만 있다면 어떤 수모든 견딜 수 있었다.
“제가 선생님의 아내가 된 이상, 의무는 다해야 하니까…….”
“같잖은 의무 운운하면서 스스로 발 묶지 말고 요령껏 버티다 1년 뒤에 떠나.”
하지만 그는 자신을 아내로는커녕 여자로도 보지 않았고
은호는 결국 마음을 로 결심하는데…….
“아가, 그렇게 헐벗고 돌아다니면 남자는 딱 하나밖에 생각 못 해.”
“…….”
“잡아먹어야지. 내 거라고 침 바르게.”
헤어지기 직전에서야 선생님이 저를 옭아맬 거라는 건,
분명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
“이렇게 색 없는 바다도 바다인가.”
“파도가 치면, 다 바다죠.”
은호의 우문현답에 원우가 피식 실소를 흘렸다.
“그래. 파도가 치면 다 바다지.”
낮게 읊조린 원우가 은호를 향해 몸을 낮췄다.
가리는 것 하나 없이 맞닿은 몸은 들끓는 물처럼 뜨거웠다.
깊이 몸을 맞붙인 원우가 은호의 귓가에 은밀히 속삭였다.
“그럼 내 파랑은 너네.”
우리도 곧 칠 거거든.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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