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를 유혹해 신년회의 파트너로 데려올 것.
화려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신사적인 에드거 드 그레이스에게 이보다 간단한 내기가 어디 있을까.
그것도 이미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는 안젤라 파베르가 그 대상이었으니 훨씬 더 쉬웠을 것이다.
“안젤라, 제발…. 차라리 욕이라도 해. 내 뺨을 갈기고 멱살을 쥐고 흔들면서 너 같은 새끼는 지옥에 떨어져야 마땅하다며 원망이라도 해달라고….”
귀족의 유희에 이용당한 건 슬프지 않았다.
“제가 어떻게 감히 공작님을 원망하겠어요. 멍청하게 인형이 생명을 얻었다 믿은 것도 나였고, 내기 거리가 된 줄도 모르고 거짓 사랑에 들떠 설렜던 것도 나였는데.”
다만, 제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마음을 다해 사랑한 그에게 배신당했다는 것만이 심장을 깨뜨린 것처럼 아팠을 뿐이었다.
“흐흑, 아니야, 제발…. 사랑한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어, 부탁이니 이렇게 날 버리지 마.”
저토록 절절하게 울며 매달리는 그를 보아도 이 또한 거짓이자 기만이지 않을까 의심만 들었다.
“에디, 네가 내게 이렇게 불린 순간부터 우리의 결말은 정해진 거였어.”
아무리 그가 울고 후회해도 안젤라의 조각난 심장과 무너진 신뢰를 복원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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