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이, 댁의 친딸 맞습니까?”펜션을 운영하며 딸, 하은과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던 해인의 앞에 태강욱이 나타나 의혹의 눈빛으로 그녀를 다그쳤다.“태강 그룹의 황태자는 정중하고 예의 바르다고 하더니 다 헛소문이었군요. 남의 사생활까지 캐물으시고요. 이런 수작, 굉장히 불쾌합니다.”“남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없는데, 그쪽은 신경이 쓰이네요. 그쪽, 내 아내와 향기가 같습니다.”그가 저를 알아보면 어쩌나 몹시 불안했지만 그가 아내를 찾아 집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해인은 안심했다. 하지만 그는 또 그녀를 찾아왔다.7년 만에 사라진 아내를 찾은 강욱.아내를 찾으러 가는 길에 아내와 똑 닮은 아이의 엄마를 만났다. 하지만 그녀는 아내가 아니었다. 아내의 외모에 행동까지 같은 아내를 찾았건만 그의 머리를 지배하는 사람은 바로 아이의 엄마인 김해인.아내와 외모는 다르지만 모든 것이 아내를 연상케 하는 여자였다.“당신, 정말 누구야? 누군데 날 미치게 만드냐고? 정말 박예은을 몰라?”“몰라요, 모른다고요. 여기 와서 이러지 말고 집에 가서 당신 아내랑 행복하게 사세요. 당신 아내도 당신이 여기서 이러는 줄 알아요?”협박까지 해가며 그를 쫓아냈지만 며칠 후 그가 다시 나타났다.“언제까지 날 속이려고 했어? 언제까지 날 농락할 셈이었지? 정말, 박예은을 몰라?”“모른다고 했잖아요. 모른다고. 정말 나에게 왜 이래요?”“이래도 발뺌할 거야? 당신이 내 아내, 박예은이잖아. 여기 증거. 나한테 있던 내 아내의 소지품에서 나온 유전자가 당신과 일치하더라고.”그가 다 알아버렸다는 생각에 해인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에게서 완벽하게 도망쳤다고 생각했는데 다 틀렸다.어쩌면 그가 처음 이 펜션에 나타났을 때부터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지 모른다. 그가 얼마나 집요한 남자인지 익히 알고 있었기에.“이제 내 진짜 아내를 찾아야겠어.”낮게 으르렁거리며 성큼 다가온 그가 휘청거리는 그녀의 허리를 바짝 끌어안았다.결혼 생활 내내 그러했듯이.맞닿은 몸에서 들끓는 열기가 느껴졌다. 그녀를 집어삼키고도 남을 열기.아득함에 해인은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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