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먹고 살기 바빠 꿈은 포기한 채 삶을 소화하느라 밤낮없는 아르바이트는 물론 성적 유지를 위한 공부까지 해내던 중, 한 여자를 만났다.
“근데 기회 두 번은 안 줘, 난.”
“…….”
“그러니까.”
“하아…….”
“지금 여기서 생각을 잘하는 게 좋겠지?”
돈 몇 푼으로 온 세상 위에 군림한 듯 구는 여자에게 복종하고 싶다가도, 또 그녀의 권력에 도전해 기어코 제 앞에 굴복시키고 싶기도 했다.
굉장히 모순적인 생각이 동시에 머릿속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충돌해댔다.
***
“야! 거기 안 서?”
“…….”
“도토리! 너 진짜 계속 이렇게 나올래?!”
부족함이라곤 사전에서나 보았을 법한 여자가 도무지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세요, 제발.”
무엇이든 저보다 능숙한 여자였다.
경험도 능력도 배경도 무엇 하나 뛰어나지 않은 게 없다. 벌어진 격차가 너무 아득해서 따라잡을 용기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당신이 살아온 시간을 따라잡기엔 나는 너무 어리니까.
나 정말로 도토리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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