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몇 살이에요?’
‘나? 열네 살.’
‘나는 아홉 살이에요.’
최강운과 은세희.
어린아이와 소년의 짧은 만남. 두 아이는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어 만났다.
“운명은 무슨. 난 운명 같은 거 안 믿어."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두 사람.
“전무님. 혹시…… 저랑 자고 싶은 건가요…?”
“맞아요. 자고 싶어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답이었건만 막상 그의 입으로 듣고 나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입술만 못살게 굴며 가만히 있자, 자신의 표정을 살피던 강운이 이어서 말했다.
“그런데. 그거 말고도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세희는 고개를 슬며시 들었다.
“은세희랑 밥도 같이 먹고 싶고. 비 오는 날, 내가 우산도 씌워주고 싶고.”
강운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검은 눈동자가 세희를 쫓았다. 세희는 그 눈을 마주 보았다.
타오르는 벽난로 열기보다 그의 눈빛이 더 뜨거웠다.
“나는 다 갖고 싶어요. 은세희의 전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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