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호위 부대, 천위랑 소속 주은천.
그는 여인의 몸으로 사내 흉내를 내고 있는 죄인이었다.
아들로, 무인으로, 신하로.
그녀에게 주어진 고결한 '주은천'의 삶은 한없이 버거웠다.
그런 그녀를 이름 없는 소녀로 만들어주는 사내가 있었다.
단단하게 세운 마음의 벽을 자꾸 허무는 이가 있었다.
“나는 네가 차라리 여인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럴 때 안아줄 수 있을 텐데.”
사내의 탈을 쓴 여인은 그 한마디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
청하국의 지고하신 황제, 상일운.
그는 한 소녀를 잊지 못했다.
저로 인해 목숨을 잃은 소녀.
괜찮다고 웃으며 저를 떠나보내던 그 탁한 눈빛이 잊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눈빛을 꼭 닮은 녀석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보면 신경이 쓰였고, 보지 않으면 봐야 직성이 풀렸다.
“제가 여인이라도 폐하께서는 저를 안으실 수 없습니다. 저는 폐하의 여인이 아니니까요.”
소녀를 닮은 녀석의 눈빛이 애달파 황제의 마음은 자꾸만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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