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 차.여원의 일상은 높은 담장 안에 고여있었다.“아빠는 사장님이지?”품 안에서 놀던 아이가 물었다.“응, 사장님이지. 그건 왜?”“친구 아빠도 사장님이야. 사장님은 바빠. 아빠도 바빠.”가족보다 일이 중요했던 태재는 일 년에 몇 번 놀아주지도 못하는 아빠였다.“우리 서우, 생일 선물 뭐 갖고 싶어?”안쓰러움을 달래려는 물음에 돌아온 대답은 아빠였다.“아빠, 아빠랑 서우랑 케이크 후 불었으면 좋겠어.”그날 약속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케이크에 초를 켜고 같이 불어 꺼주는 일을.고작 10분이면 될 일을 그는 또 지키지 못했다.“우리 서우, 외할머니 보러 갈까?”엄마 다음으로 아빠 다음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그러나 외할머니와 장을 보러 갔던 아이는 차갑게 식어 돌아왔다.“이혼해.”“말 같지 않은 소리.”“그럼 차라리 날 죽여. 너랑 사느니 죽는 게 나.”피투성이가 되고 나서야 도망칠 수 있었다.완전히, 도망친 줄 알았다.“잡으러 간다고 했지. 평생이 걸리더라도.”한때 더 없이 사랑했던 남자가 잔혹하게 웃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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