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령의 서녀와 혼인이라? 중서령이 저를 우습게 본 모양입니다.”교흠은 눈매를 가느다랗게 접으며 웃었다.그가 자신에게 팔삭둥이 서녀를 떠넘길 생각이라면,자신은 중서령을 무너뜨릴 말로 소란을 이용할 것이다.일단은 그녀가 자신에게 푹 빠지도록 만든 후에.***“이것 좀 먹어 보십시오, 부인.”다정하게 웃는 교흠에게선 쓰디쓴 탕약 냄새가 났다.그래서 소란은 그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게 이상했다.다정한 사람에게선 조청 냄새가 나고, 무감한 사람에게선 찬바람 냄새가 나는데…….“왜 따로 자야 합니까? 우리는 부부인데.”교흠은 다정한 얼굴로 찬바람 냄새를 풍겼고.“부인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도 됩니다.”무심한 얼굴로 조청 냄새를 풍겼다.거기다 언젠가부터 그에게선 쓴 냄새가 나지 않았다.방금 한 말이 진심일까? 더는 나를 싫어하지 않는 것일까?……아니, 어쩌면 나를 조, 조, 좋아하는 것일까?그건 그녀의 세계가 깨어지는 일이었다.쩌적, 아주 단단한 바위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약하디약한 계란을 수천, 수만 번 내리친 것처럼.쓸모없는 사람 취급을 받던 소란이 마침내 대란이 되고, 특란이 되고, 왕란이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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