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담 [단행본]

신이담

신 생활 때려치우든지 해야지. 삼신은 항상 이를 갈았다.
일에서도 과거에서도 도망친 그녀가 다시 한 번, 지키고 싶은 무언가를 마주했다.
“이 꼬맹이가 뭐라는 게야.”
“같이…… 기다려 주신다고…….”
신휘가 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렇게 눈물이 많아서야 이 험한 세상을 어찌 살꼬. 얼굴 팔아 잘 살겠지. 삼신은 가벼운 마음으로 등을 돌렸다.
“무당님은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저를 귀찮게 하는 아이가 싫지 않았다. 어릴 때나 자라서나, 햇살 같이 웃는 모습만 보면 다 용서가 됐다.
이제는 아끼기 때문에 보내주고 싶었다.
인간들이 정해진 운명을 살게 하는 것이 신들의 역할이었으므로.
남들에게 정떨어질 일을 하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였다.
삼신은 매정한 문장으로 쐐기를 박았다.
“뭐든 하겠다 하지 않았느냐?”
“저는…….”
말간 눈동자가 흐려졌다. 또다시 떨어진 눈물이 모질게 고쳐먹은 마음에도 거세게 박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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