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국에서 잘나가는 경호원이었으나, 현재 청호도에서 치매 걸린 할머니 꽃매를 보살피며 살아가는 정오.하나뿐인 저의 편이었던 엄마의 장례식조차 지켜주지 못한 채 떠나보냈고, 이젠 가족이라곤 꽃매 하나밖에 없었다.그리고 어느 날,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미국인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그런데......, 이 남자 반짝반짝하니 배우 뺨치는 존잘이다. 정오를 비롯하여 모든 청호도 할매들을 다 홀릴 만큼.“우왕. 우리 서방 왕자지?”“그래, 꽃매 언니 서방 왕자여! 아주 이따시만 한 왕자!”기억도 잃고,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데도 얼굴과 피지컬 하나만으로 단숨에 청호도의 '왕자'로 등극한 이 남자.허구한 날 할매와 손잡고 엉뚱한 사고만 쳐대며 정오의 하루를 엉망진창으로 어지럽히기 시작한다.[오는 길에 프리지어를 팔길래. 정오 주려고 샀어. 정오가 준 용돈 아니고, 할머니들 심부름해서 번 돈으로 산 거야.][.......][나 조금 예쁘게 봐달라는 뇌물이야.]뽀얀 광대가 꽃물이 든 듯 붉어진다. 그제야 정오는 깨달았다.왕자는 정오의 하루를 엉망진창으로 어지럽히는 게 아닌, 다채롭게 색을 덧칠해 주고 있었음을.왕자의 기억이 돌아오더라도 영원히 정오의 왕자임을 약속했지만......,"정오. 나랑 약속했지? 내가 누구든 떠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 지키겠다고 하면 만날게."“그래, ……날 믿어.”누구보다 지켜주고 싶었던 그에게 거짓을 고하며 상처를 준다.정오의 가슴에 예쁘게 수 놓였던 프리지어가 처참히 짓밟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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