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은 소꿉친구인 은석한테 큰마음 먹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녀의 고백을 받아준 사람은 은석이 아니었다. 지옥에서도 데리고 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메이저리그 출신인 강태석이었다. 태석의 화려한 사생활은 은진의 이상형과는 멀어도 너무 멀었다. 서로 처음이자 유일했던 부모님과 같은 연애관을 은진은 꿈꿨으니까!‘가질래?’라는 말이 왜 이렇게 의미심장하게 들릴까. 아냐, 괜히 야한 쪽으로 해석하지 마.“필요 없거든.”“난 필요한데.”은진의 턱을 잡아 올려서 시선을 맞춘 태석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함,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했을 텐데.”“늦었어. 이미 선 넘어 놓고.”“거, 거짓말.”“거짓말 같아?”“몰라. 뭐가 됐든 어쨌든 실수니까 의미 없잖아.”“실수라고 변명해 봐야 결과가 바뀌진 않아.”“결과가 뭔데?”“고은진이 내 여자라는 거.”강한 소유욕이 드러난 표현이었다. 은진의 심장이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바람둥이라면 흔히 쓰는 거라고 진정하려고 했지만 심장은 이미 의지를 잃어버렸다.“나는 네 여자가 아니야.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잘 알면서···.”은진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모, 모르는 건 강태석 너야. 우린 친구잖아. 친구는 지켜 줘야 하는 거잖아.”“난 널 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어.”“뭐?”멍한 표정으로 반문하는 그녀를 보며 그가 입술을 비틀었다.“내가 언제부터 널 여자로 봤는지 알고 싶어?”<[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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