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장례식장에서 만난 태연서의 첫마디는,“복수해 주세요.”다크문의 보스인 차민재가 피우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선 구둣발로 비벼 껐다.“무슨 소리야?”“우리 엄마, 억울하게 죽었어요. 복수하지 않으면 내가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그래요.”그렇게 말하는 태연서의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마음 약해지게 왜 울고 지랄인지 모르겠다.“복수할 대상은?”“조폭이에요. 일성파 두목.”“그건 못 해.”“왜요?”“죽고 싶지 않으니까.”밤하늘에 안개처럼 퍼지는 담배 연기를 무감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태연서가 말했다.“아저씨는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내가 목숨이 두 개는 아니잖아.”“복수만 해주면 내가 뭐든 다 할게요. 아저씨가 하라는 건 뭐든.”하얀 달빛 아래 드러난 태연서의 얼굴이 유독 청초했다.화장기 하나 없는 민얼굴에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 있어도 예뻤다.저렇게 예쁜 얼굴로 눈물까지 매단 채 애원하니 쓸데없이 들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뭐든지 다?”그 말에 조금 놀랐는지 태연서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서 말했다.“뭐든지 다…하, 할게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태연서 역시 원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그저 독기만 남아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뿐.그녀를 탐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녀의 부탁 역시 들어줄 생각이 없었는데….태연서가 저렇게 예쁜 얼굴로 사정하니 쓸데없이 흔들렸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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