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마지막 용이 세운 나라 루테아.
둘째 왕자 데클란은 초대 왕의 핏줄을 물려받았음을 증명하는 용의 비늘을 지니고 태어났다. 비범한 탄생에, 고귀하고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춘 그는 모두의 칭송과 경애를 한몸에 받으며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를 더욱 찬란하게 빛나게 만들었던 용의 비늘이 그에게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병을 몰고 왔다. 그 어떤 약을 써도 소용이 없어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동생을 보다 못한 형, 에이단은 그에게 서쪽의 마녀에 대한 정보를 일러준다.
“마녀를 찾아가렴, 데클란.”
“네가 직접 가야 한다. 데클란. 마법사들이 말하길, 그 마녀는 절대로 숲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해.”
그리하여 젊은 군주 에이단의 도움 아래 여행을 준비하는 왕자 데클란. 그러나 막상 출발 당일이 되어 보니, 형이 아우를 위해 꾸려준 일행은 하나같이 출신이 불분명한 오합지졸들뿐이다.
불길한 예상대로 몇 안 되는 일행은 하나씩 나가떨어지고, 데클란은 이대로 성에도 돌아가지 못한 채 객사할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내일 아침에 내가 깨어나지 않거든, 조용히 내 시체를 처리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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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같은 건 없단다. 메이브. 그냥 그 자리에 내가 있었고, 널 구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한 것뿐이야.”
자연의 순리랍시고, 왕자를 그대로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 옳을까. 하녀 메이브는 고민 끝에 언젠가 그녀를 구했던 누군가처럼, 기꺼이 그를 살려 보기로 결심했다.
굳이 마음이 동한 이유를 꼽자면 동정과 연민일 뿐이었다.
한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 불쌍하고 한심한 남자가 그녀의 마음에 불쾌할 정도로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힘들게 살려 놨더니 뭐 하는 짓이야, 그럴 거면 차라리 나한테 죽어.”
“……미, 미안해.”
《죽어 주세요,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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