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폐물 로판 <성녀의 감금 생활>의 여주로 빙의했다.하지만 탈출을 고민하는 건 하수.난 누구보다 빠르게 남주에게 고백해서 ‘자발적 황제 감금’을 노린다.“오늘 저를 데려가셔도 좋아요.”“저에게 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우린 방금 만났을 뿐인데.”“음, 그냥 누구에게나 로망이 있잖아요. 전 잘생긴 남자한테 잡혀가서 사랑받는 게 로망이에요.”“좋습니다. 나랑 같이 갑시다.”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라? 머리 색이 왜 바뀌나요.저 지금 누구한테 감금해달라고 한 거예요?*알레스토는 곧바로 눈치챘다.성녀가 로망 어쩌고 하면서 따라가려고 했던 남자는 자신이 아니라, 저기 있는 저 남자였다고.충분히 의심스러운 게, 성녀의 시선은 남자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고, 눈망울도 촉촉해졌다.‘안 되지.’묘하게 기분이 나빠진 그는 걸음을 옮겨 성녀의 시야에서 남자를 차단했다.그러자 그녀는 꼬리 밟힌 강아지처럼 깜짝 놀라 자신을 올려다봤다.동그란 눈코입과 축 처진 눈꼬리가 어찌나 애처로운지.‘이제 와선 불쌍한 표정을 지어도 소용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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