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그냥 아이만 잘 낳으면 돼, 이본느.”
세드릭 글래스턴.
그는 사랑해선 안 될 남자였다.
약혼자의 형.
천박한 평민 사업가.
그리고 ‘가짜 공녀’라는 자신의 신분까지.
그를 사랑해선 안 될 이유는 수도 없이 많았다.
“날 믿어요? 내가 나쁜 마음 먹었으면 어쩌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끌렸고, 속절없이 사랑에 빠졌다.
그저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마음이기에 그에게 주었다.
하염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그러나 그의 마음을 채우느라 제 마음이 완전히 메말라버린 것을 깨달았을 때.
이본느는 ‘남편을 짝사랑했던 이본느’를 죽이고 떠났다.
*
세드릭은 이본느를 사랑하지 않았다.
이복동생의 약혼녀이기에 접근했고, 빼앗았고, 이용했다.
단지 그뿐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자는 저를 향해 웃었고, 저를 사랑했다.
지독한 짝사랑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아내가 떠나기 전까지는.
“우리 이혼해요, 세드릭.”
세드릭은 텅 빈 방을 보고서야 처음으로 의문을 품었다.
그건 정말 아내의 짝사랑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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