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하기 위해 그를 이용하고, 도망쳤다.
날 잃은 남자의 광기가 내 숨통을 조여온다.
“난, 뭐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상관없어.”
율희는 저도 모르게 부푼 배에 손을 얹었다.
율희에게만 들리는 음성은 나긋했다.
“그 배 안에 든 게 내 애든, 아니든. 다른 새끼 애든, 아니든.”
율희는 질끈 눈을 감았다.
아무 상관 없다는 말이 가슴을 후벼파는 것만 같았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그렇지?”
율희는 자신과 아버지를 버린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규헌의 손을 잡았다.
파괴적인 관계가 되었지만, 그건 같은 목표를 가졌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목표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제 차규헌에게 한율희는 복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마땅히 제 옆에 있어야 할,
제 소유의 것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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