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의 눈 밖에 나, 저 먼 남쪽의 섬으로 쫓겨나게 된 마법사 로위.
자유를 만끽하던 것도 잠시, 어느 순간 외로움과 우울함이 찾아온다. 결국 이를 견디다 못한 로위는 노예를 들이게 되는데….
내 노예가 알고 보니 전직 성기사라고?
“그것보다, 나는 다른 게 궁금한데.”
“예?”
“진짜 악마 죽여 봤어?”
로위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
“…그러니까. 네가 엘리시온 교단의 기사단장이고, 원래 성검은 네 건데 돈이 없어서 성검도 팔리고 너도 팔렸다고?”
“그… 예.”
너무나도 초라한 요약에 반이 고개를 숙였다.
“근데 너도 사실 기사단장인 게 싫어서 그냥 내 노예로 평생 살려고 했다고?”
“그렇게까진….”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지 않았나? 그냥, 사명을 이루고 나니 약간의 허탈감이… 그걸 저렇게 받아들인다고? 반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근데 그게 왜? 어차피 엘리시온 교단은 망한 거 아니야? 이제 와서 신이 무슨 상관이야?”
“망한, 망한 것까진….”
“관광지라며.”
로위는 경매 때 진행자가 한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
“관광지라고 구경 가 보라고 했는데.”
“…….”
“뭐, 아무튼. 별일도 아니네. 신이니 뭐니 해 봤자, 이제 넌 내 거고. 주인이 자기 걸 챙기는 건 당연하지. 앞으로도 위험한 일 있으면 날 불러.”
내가 지켜 줄게. 로위가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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