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내 유일한 친구였던 세인트가.
너의 묘비 앞에서 데르너 보우트, 그 남자와 재회했다.
“내 부인이 될 사람 곁에 영애 같은 거머리가 있으면 곤란하거든”
세인트의 남편이자,
날 잔인하게 짓밟은 남자이자,
한때 내가 짝사랑한 남자.
그가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세인트의 유언장을 전한다.
막대한 유산을 나, 스타테에게 상속한다.
단, 1년간 보우트 공작 부인의 대리 역할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그런데 세인트의 죽음이 뭔가 석연치 않다.
내게 남긴 편지 안에서 세인트는 울고 있었다.
‘너무 무서워, 스타테.’
꼭 밝혀낼 거야.
세인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러니 세인트의 유산을 가져야겠습니다, 공작님.”
***
“그래서 기어코 발을 들이겠다고. 이 진흙탕에.”
진흙탕.
짧지만 확실한 경고였다.
하지만 스타테는 이미 그 더러운 진흙탕에 발을 들인 지 오래였다.
“제가 이런 사람인 줄 알고 계셨잖아요. 절 거머리라고 부른 건 공작님이시니까요.”
“그래…, 그랬었지.”
데르너는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스타테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굳은살이 박인 손끝이 붉게 부은 상대의 눈가를 쓸었다.
“그거 아나? 거머리는 사람의 피부에 맞닿아야만 피를 빨아들일 수 있다는 걸.”
그 의미심장한 말에 스타테는 하나의 다짐만을 되새겼다.
이미 짝사랑은 오래전에 끝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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