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새낀 줄 알았는데. 변태 새끼였네?”
3초 이상 눈을 마주치면 그날 일진이 더러워진다는 서령의 업무 지원실장 연지안에겐 억울하고도 슬픈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하루 채 3시간을 이루지 못할 만큼 지독한 불면증을 앓고 있다는 것.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빛이요, 희망이 등장했다.
“곧 DS 본부장과 AI 신설 센터장으로 발령받을 백태건입니다.”
백태건의 체취에 반응하는 수면 센서에 지안은 홀린 듯 도둑질을 시작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진짜 마지막.”
얼마나 향기로울까. 얼마나 진하게 배어 있을까.
남자의 체취가 묻은 옷가지를 훔치기 위해
어두컴컴한 옷장으로 손을 뻗던 그 순간,
오랫동안 잠에 굶주린 지안은 정체 모를 천 쪼가리에 냅다 코를 박았다.
“내가 입다 벗은 옷에 코를 박고 헐떡거리는 걸 보자니 좀, 기분이 이상해지는데.”
남자가 등장할 줄은 모르고.
“어떻게 생각해요, 연지안 씨.”
저기요.
제가 처음부터 답도 없는 스토킹 변태는 아니었거든요…….
* * *
“본부장님 냄새…… 좋아.”
이 사랑스러운 변태를 봤나.
이게 어디서 감히 재워달라 땡깡질인지.
“너 나 만지고 싶지.”
“…….”
“만지게 해 줄 테니까.”
태건이 지안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연 실장도 내가 원하는 걸 줄래요?”
“……어떤 거요?”
“이런 거요.”
태건이 제 목을 끌어안은 지안의 머리칼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놀라 옴짝거리는 입술을 가볍게 촉 빨아들인 남자의 눈빛이 서슬 퍼렇게 빛났다.
“거절은 안 돼. 그래도 난 너처럼 무책임하게 실수 취급하진 않을게.”
아무래도 잘못 걸린 것 같은데.
저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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